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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소현승, 빗방울과 잎의 합주

by FROM_MJ 2021. 11. 5.

이번 주는 등교하는 내리 비가 내렸다. 신발이 축축해지는 건 기분이 좋지 않지만 내리는 빗방울들이 지붕에 부딪혀 토독대는 소리와 숨을 들이쉬면 마셔지는 젖은 흙냄새를 나는 좋아한다. 오늘은 다른 날과 다르게 집을 나서기 시작하니 비가 굵어지기 시작했다. 내리는 비는 적었지만 빗방울이 굵은 탓에 고심하다 결국은 우산을 폈다. 우산을 펼친 나는 황당한 얼굴로 내 우산을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3단 우산이 어찌 된 일인지 2단까지 밖에 펼쳐지지 않았던 것이다. 길이가 짧아진 우산을 들고 투덜투덜 대며 걸어가는 와중에, 담벼락에 잎이 크고 꽃이 펴 있는 식물을 보았다. 워낙 잎이 넓었던지라 물방울이 잎에 떨어져 토독일 때마다 잎이 튕기는 게 마치 연주를 하는 듯싶었다. 그중에서도 빗방울이 토독- 토독- 거리는 박자에 맞추어 잎이 흔들리는게 드럼을 치는것 같은 모습이었다. 어느새 우산의 불편함은 잊은채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우산에 대한 불만은 사라지고 즐겁고 신기한 마음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토독토독 거리는 박자에 맞추어 나도 타닥타닥 걸으며 학교로 가는 발걸음을 이어나갔다.

 

 

 

* 이 글은 소현승 학생의 허락을 받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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